한국소비자원은 국내외 22개 항공사의 여객운송약관 운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 다수의 항공사가 소비자에게 불리한 약관을 운영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고 21일 밝혔다.
한국소비자원이 국내외 22개 항공사의 여객운송약관 운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 항공편 결항 시 배상 규정이 미비하거나 불가항력적 면책 사유를 광범위하게 규정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항공여객운송서비스 관련 소비자 피해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2025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3,201건으로 전년 대비 26.4% 늘어나며 소비자 피해다발 품목 1위를 기록했다.
조사 대상인 22개 항공사 중 95.5%(21개사)는 항공사 귀책으로 인한 결항 시 환불 외 별도의 배상 규정이 없거나, 배상 여부를 항공사 재량에 맡기고 있었다. 이는 소비자 사정으로 인한 취소 시 위약금을 부과하는 것과 대비되는 조치다.
유럽연합과 캐나다는 항공사 귀책에 의한 결항 시 운항 거리나 지연 시간에 따라 정액 보상을 의무화하고 있다. 반면, 국내 항공 관계 법규는 결항 시의 항공사 배상 책임을 명시하지 않아 소비자가 보상을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일부 외항사는 여객 사망이나 부상 시 배상책임 한도를 국제협약인 몬트리올 협약보다 낮게 설정했다. 조사 결과 외항사 2개사는 배상책임 한도를 128,821 SDR로 규정했는데, 이는 협약상 한도인 151,880 SDR보다 약 4,800만 원 낮은 수준이다.
항공편 초과 판매로 인한 탑승 거부 문제도 존재한다. 항공교통이용자 보호기준은 이에 대한 배상을 의무화하고 있으나, 외항사 2개사는 관련 배상책임을 아예 명시하지 않거나 배상 방식을 항공사가 자의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약관을 구성했다.
불가항력적인 면책 사유를 과도하게 넓게 해석하는 경향도 확인됐다. 조사 대상 중 54.5%(12개사)는 ‘예측하지 못한 사실’이나 ‘노동력 부족’ 등 추상적이고 모호한 내용을 면책 사유로 포함해 항공사의 경영적 요소까지 면책 범위에 넣고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항공사에 약관 조항 개선을 권고했다. 또한 한국소비자원은 '대국민 여가 서비스 향상과 높아진 항공 산업의 위상에 걸맞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 관계부처와 제도개선 방향을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